사용중인 데스크탑 PC의 CPU 성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버클럭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오버클럭 자체가 정격 용량을 초과해서 CPU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CPU는 예초에 오버클럭을 염두에 두고 설계 및 생산됩니다. 권장 사항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안전 지대'가 있으므로 오버클럭에 대한 혐오감(?)은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또한, 옛날에 생산된 고대 유물 CPU가 아니라면 CPU내부에 과열로 인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온도센서와 안전장치가 대장되어 있으므로, 오버클럭하다가 CPU를 태워먹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CPU 온도가 일정 한계 이상으로 상승하면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이 내려가면서 재부팅이 됩니다. 이는 메인보드 내장 기능이 아닌, CPU 자체에 내장된 보호 회로 덕분입니다.
오버클럭의 종류
오버클럭에는 성능향상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국민오버'와,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CPU의 극한최대성능을 뽑아내는 '극오버'가 있습니다.
국민오버는 대체로 CPU에 딸려 오는 기본 쿨러로 가능하지만, 극오버의 경우 좀 더 성능이 좋은 쿨러를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CPU 오버클럭은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사항이 아니므로 같은 제품이더라도 사용 가능한 오버클럭 수준이 차이가 나게 됩니다.
소위 '뽑기'를 잘 해야 오버클럭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클럭수만 높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CPU의 클럭수를 높이면 CPU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버스의 클럭 속도도 함께 높여줘야 합니다. 클럭수과 버스속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램 타이밍을 조여준다'는 말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메모리의 동작 을 제어하는 각종 타이밍 변수들을 조정해 줘야 하는데, 이는 고도의 세심함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 CPU 코어전압을 비롯한 메모리전압 등등 기타 작동전압을 높여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뽑기운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 이 곳입니다. 동일 클럭수로 오버클럭하더라도 잘 뽑은 CPU라면 동작 전압을 건드리지 않고 그냥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전압을 많이 높여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오버클럭 경험자들이 전압 높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바로 발열과 소비전력 문제 때문입니다. 소비전력은 클럭 주파수에는 비례하여 증가하지만, 동작 전압에는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합니다. 이 때문에 오버클럭을 할 때 가급적 코어전압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코어전압 이나 메모리 동작전압을 조정할때는 잘못하면 코어나 메모리를 태워먹을 수 있으므로 타이밍 변수를 조절할 때보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메모리 정도야 태워먹으면 다시 사서 끼우면 되지만, CPU 코어를 태워먹으면 쿼드코어가 트리플코어로 변신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ㅜㅠ)
세팅 후 부팅이 되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버클럭 세팅이 잘못되면 부팅이 아예 되지 않거나, 부팅이 되더라도 OS가 동작을 하지 않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팅이 아예 되지 않는 경우 전원을 켜면 요란한 경고음을 방출하며, CMOS 백업회로가 동작하여 부팅 성공한 마지막 설정으로 자동 복귀하게 됩니다. 이 경우 CMOS로 다시 진입하여 오버클럭 세팅을 다시 해 주면 됩니다.
OS가 동작 하지 않는 경우도 역시 CMOS에서 설정을 다시 해 주고 될 때까지 재부팅 해보면 됩니다.
하지만, OS까지 정상적으로 동작하여 부팅이 완료 된 뒤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평소에는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처럼 보여도, CPU 사용량이 많아지는 등의 순간에 다운되거나 재부팅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완전히 부팅이 되더라도 CPU에 인위적으로 부하를 걸어서 오버클럭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충분히 안정성 검증을 해야 한다.
든든한 파워서플라이 용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오버클럭을 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CPU 및 전체 시스템의 소비 전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동작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파워서플라이의 용량이 충분해야 합니다.
파워서플라이의 여유 용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버클럭을 시전하면 전압Ripple 현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시점에 화면이 나가면서 재부팅되는 다소 상쾌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오버클럭 설정 예시
다음은 조금 연식이 된 E8400 CPU를 장착한 EP35-DS3R 메인보드의 오버클럭 설정 방법입니다.
Core2 Duo 프로세서로, 구입 당시 베스트셀러였는데 이게 명작이어서 요즘까지 오버클럭 해서 사용하는 유저들이 꾀 되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설정한 예시는 '극오버'가 아닌, CPU 번들 쿨러(일명 초코파이 쿨러)만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3.6GHz 정도의 '국민오버'입니다. 램 타이밍이나 코어전압 등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오버클럭 관련 세팅은 CMOS 세팅 화면의 MB Intelligent Tweaker(M.I.T.) 페이지에서 모두 할 수 있습니다.
* CPU Clock Rate → 9 (이게 최대값입니다.)
* CPU Host Clock Control → Enabled
* CPU Host Frequency → 400 (이것을 바꾸면 비로소 CPU Frequency 항목이 3.60GHz로 바뀝니다.)
* Performance Enhance → Disabled
위와 같이 설정하면, CPU Clock Rate * CPU Host Frequency = 9 * 400 = 3600 [MHz] = 3.6 [GHz]로 CPU 동작 클럭이 설정됩니다.
나머지 옵션들은 비활성화(Disabled)하거나 기본값으로 놓아둡니다.
특히, Performance Enhance 항목이 Disabled로 되어있는지 잘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Enabled로 설정하면 CPU부하가 올라가는 시점에 메인보드에서 CPU 클럭을 더 높이려고 시도하는데, 오버클럭 된 상태에서 클럭수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바로 다운되거나 재부팅 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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