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집에서 보일러를 켜는데, 벽면 고정대가 헐거워서 룸콘이 빠져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끼워놓으려고 보니, 벽에서 나온 선이 2가닥밖에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분명 보일러 룸콘 안에는 별도의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일러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명 2가닥은 부족한 전선 수였던 것입니다.
'하나는 그라운드(GND)일테고, 다른 하나는 DC전원(VCC)이 될 텐데 그럼 통신은 어떻게 하지...?'
라는 의문이 머리 속을 스쳤습니다.
마스터(MASTER) - 여기서는 보일러 본체 - 에서 리모컨에 유선으로 전원도 공급하고, 통신도 하려면 적어도 3 가닥의 선은 필요하다는 것이 당시까지의 생각이었습니다. 두 개는 전원선이고, 다른 하나는 통신선.
그것도 겨우 반 이중(half-duplex) 통신만을 구현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클럭 신호 없이 반 이중 통신 구현하려면 그것도 여간 힘든일이 아니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설마 블루투스를 사용해서 무선 통신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바로 구글에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보일러 룸콘 통신 방식'
이는 PLC(Power Line Communication)라 하여, 전원선으로 통신도 함께 하는 상용화 된 지 조금 연식이 된 통신 방법입니다.
그 원리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구현하려면 슬레이브 회로의 레귤레이터 전압보다 높은 전압 레벨에서 High/Low Level을 지정해서 통신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7805를 사용해서 전력선 통신을 구현하려면 1에 해당하는 신호는 대략 12V정도로 잡고, 0에 해당하는 신호는 7V정도로 잡아서, OP-AMP등을 사용해서 12V는 5V로, 7V는 0V로 낮춰 주면 5V로직으로 통신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전력 공급 입장에서 본다면 7V가 들어오던 12V가 들어오던 7805 레귤레이터는 7V이상 전압이 걸리면 무조건 5V를 뱉어내므로 전원 공급에도 문제가 없게 됩니다.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VCC단의 진동 현상은 레귤레이터가 처리해서 5V DC로 바꿔주므로 같은 선으로 전원도 공급하고, 통신도 하고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