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영사실에서 알바 하면서 영화 오프닝만 수십번 보다가 (배 끌어당기면서 'look down, look down~' 하는 부분) 결국 오늘 전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이미 본 사람은 알겠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서 모든 대사나 심정 표현을 음악에 맞춰 노래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전개 방식이 사용되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오프닝만 주구장창 봐 온지라, 첫 부분에서만 대사를 노래로 하는줄 알았는데('노예들의 노동요인가?' 라고 생각함ㅋ) 그 이후에도 계속 그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내심 '뭐지, 이 이상한(?) 컨셉은;;' 이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오페라처럼 진행되는 영화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오페라틱(?)한 전개 방식에 적응이 안 되었지만, 이런 특이한 컨셉은 영화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몰입도를 높여 주는 작용을 했다. 무엇보다도 여타 영화에서는 등장 인물의 내부 심정을 표정이나 행동으로만 전달해야 하는 반면, 여기서는 독백 형식으로 줄줄이 다 말 해 주기 때문에 스토리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전반적인 스토리나 장발장 등에 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거의 없었다.
보통 영화의 런닝타임이 2시간 내외인 반면, 레미제라블은 런닝타임이 거의 3시간에 달한다. (정확히는 158분!) 이 정도 분량이면 보다가 중간에 지루해질 법도 하지만, 특이한 전개방식 탓인지 지루함을 느끼진 못했다.
레미제라블은 1800년대의 프랑스혁명 직전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 배경을 깊이 알고 있었더라면 영화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살짝 아쉽긴 했다.
(한국사도 잘 모르는데 세계사까지는 저에겐 무리데쓰요...)
한 사람의 자비로부터 비롯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장발장의 인생 혁명과, 이를 이어받아 타인에게 또 다시 베풀면서 계속 이어지는 감동적인 자비 릴레이- 그리고 자신이 처한 현실 상황과 인도주의적 사명 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장발장의 모습을 오페라식 전개라는 다소 특이한 컨셉의 프레임 속에 그려 내고 있다.
> 내 인생의 혁명기(혹은 전환기)는 과연 언제이며, 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 아마도, 나는 이미 그 혁명기라는 시기를 거친 것 같다.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프랑스어로 'miserable' 은 '극빈한', '가난한'의 뜻이다. 여기에 관사 Les가 붙어 '가난한 사람들' 이라는 뜻 정도가 된다.
외국 영화이니 수입해도 제목은 그대로 유지하는게 당연하겠지만, 과거 소설을 국문으로 번역할 당시에는 이 제목마저 국어로 풀이하려 한 시도가 있었다.
- 그 번역은 바로... '너 참 불상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