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TUWLAB.com
일반
2014.11.25 03:24 (2014.11.26 23:54)

[비행 시뮬레이션] Falcon 4.0 Allied Force 입문기

TUW
조회 수 108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제가 비행시뮬레이션을 하고싶다고 생각한건 아주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 동안 특유의 절제력을 발휘해서 미루고 미뤄 왔었습니다. 학부생이라 딱히 바쁜.. 것은 아니지만, 제 성향이 무엇인가 하나에 푹 빠지면 끝까지 뽄때(?)를 보는 성격이라 참아야만 했던 것이지요.^^

무지 바쁘던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서 대학원 전형이 끝나고 졸업작품도 끝나가고 학기도 끝나가고, 대학교 생활도 끝나가면서 상반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잉여로워졌습니다. 연중 크게 벌렸던 프로젝트들이 속속들이 끝나면서 '이제 뭐하지?' 라고 생각하던 중, 문득 저 뉴런의 골짜기 깊은곳에 숨어 있던 비행 시뮬에 대한 생각이 번뜩 하고 떠오른 것이지요.

사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건 방 안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며 조종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UAV)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냥 RC비행기 같은 장난감이 아닌, 항공사진 촬영이나 물품 배달과 같은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 말이죠.

여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의 출발은 이러한 무인 항공기로부터였습니다. 항공기를 만들고는 싶은데, 비행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서는 안될 테니까요. (물론 게임은 게임이니 즐거운 취미로서 역할도 배제할 수 없겠죠.ㅎㅎ)


이렇게 여차저차 해서 비행 시뮬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필요한 아이템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있어야겠죠? 이건 해외배송이라 일찍 질러놔서 거의 한달 가까이 지나서 도착했습니다. 입문으로 선택한 비행 시뮬은 Falcon 4.0 Allied Force 입니다.


비행 시뮬 게임: Falcon 4.0 Allied Force

발칸반도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되는 캠페인 미션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여기에 실제 F-16을 조종하기 위한 매뉴얼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입문용으로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F-16의 기동을 물리 엔진을 통해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재현하였으며, 조종석과 항전 장비, 미사일과 같은 무기 등은 실제와 98% 일치 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2%는 군사 기밀때문에 구현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Falcon 4.0 AF Cover.jpg
▲ Falcon 4.0 Allied Force


스로틀과 스틱: Saitek Pro Flight X-55 Rhino

비행 시뮬을 하는 데 이 장비들을 '필수'입니다. 굳이 하나만 선택 한다면, 스틱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전투 비행 시뮬레이션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만으로 미션들을 소화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처음에는 Thrustmaster Worthog HOTAS를 구입하려 하였으나, 컴퓨터 한 대에 버금가는 가격에 식겁하고 중저가형 제품인 Saitek Pro Flight X-55 Rhino를 구입하였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제품인데, 마침 에이스알파( http://www.acealpha.com/ )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길레 얼른 탑승해서 지금 판매중인 가격보다 약 5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Saitek Pro Flight X-55 Rhino.jpg
▲ Saitek Pro Flight X-55 Rhino

오른쪽 스틱은 F-16에 장착된 스틱과 거의 유사하지만, 트리거가 2단이 아니라는 점과, 잡았을 때 엄지 부분에 닿는 스위치가 조이스틱 스위치가 아니라는 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마침 이 엄지 스위치가 군사 기밀인 관계로 게임에 구현이 안되어 있어서 저는 여기에 건 트리거 1단을 매핑시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달은?

전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장비의 중요도를 따지자면 Stick > TrackIR > Throttle > Pedal 의 순서라고 합니다. Stick과 Throttle은 각각 방향과 추력을 제어하고, TrackIR은 시선을 제어합니다. 가장 중요도가 낮은 Pedal도 Stick과 마찬가지로 방향을 제어하지만, 그 중요도가 낮습니다.

저도 처음에 '페달이 왜 가장 덜 중요하지?' 라고 의문을 가졌으나, 직접 시뮬레이터를 플레이 해 보니 왜 그런지 알 수 있었습니다.

페달은 보통 러더 페달(Rudder Pedal)이라 불리며, 이를 이용해서 수직 꼬리날개에 달린 러더(Rudder)를 제어합니다. 수직 꼬리날개에 달린 러더를 움직이면 항공기의 진행 방향이 좌/우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러더를 끝까지 움직이더라도 진행 방향이 바뀌는 정도가 아주 미미합니다. 즉, 러더만 사용해서 방향을 전환하려면 아주 큰 선회 반경을 그려야만 합니다.

따라서 선회를 하기 위해서는 러더를 쓰기보다는, 좌/우로 항공기를 기울이는 뱅크각을 준 다음 수평 꼬리날개(Elevator)를 이용해서 위(뱅크각을 줬으므로 결국 선회 하려는 방향이 됨)로 올라가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러더는 주로 착륙이나 순항을 할 때 진행 방향을 미세하게 수정하고자 할 경우에만 사용하며, 급선회가 요구되는 전투중에는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장비의 우선순위로 따지면 하위가 되는 것이죠.

처음에는 페달도 구입하려고 했다가 꼭 필요한 장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중에 구입하기로 하였습니다. X-55 Rhino의 Stick을 좌/우로 돌려서(트위스트 러더) 러더 페달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TrackIR: FreeTrack + 자작 헤드기어

비행 시뮬레이션, 그 중에서도 특히 전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시선의 이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항공기라면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면 되지만, 시뮬레이션의 경우 모니터 안에 시점이 갖혀있기 때문이죠.

빠르게 시선을 이동하기 위해 보통 Stick의 조이스틱 스위치를 하나 선택해서 시선 이동용(POV)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선을 이동하더라도 Dog Fight와 같은 급박한 공중전에서는 한계가 나타납니다. 적기가 시야(모니터)에서 사라지면 빨리 적기의 위치를 찾고 선회할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POV 스위치만 열심히 누르다가는 뒤에 뙇! 하고 나타난 상대방에게 격추당할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비행 시뮬에서는 TrackIR 이라고 하는 장비를 사용해서 시야의 한계를 극복합니다. 이게 뭐하는거냐면, 한마디로 말해서 고개를 돌리면 그 쪽으로 모니터에 나타나는 시선을 바꿔 주는 장비입니다. 머리에 쓴 적외선을 발산하는 Head Gear를 전면의 적외선 카메라로 추적하는 원리인거죠.

전투 시뮬이라 페달은 없어라도 이건 꼭 있어야겠다 싶어서 구입하려고 찾아봤는데, 역시 가격이.. 해외구매라 세금과 배송비 등등을 합하면 대략 20만원정도입니다. OTL

적외선 카메라가 비싸서 그런지 본품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싼 가격 탓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약간의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 이 TrackIR 장비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적외선을 발산하는 Head Gear를 만들고, 웹캠을 살짝 손본 뒤 공개 프로그램인 FreeTrack과 연동하면 20만원에 달하는 TrackIR 장비를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기 때문이죠.

이 장비를 만드는게 상당히 간단했기 때문에 저도 직접 제작했습니다. 이걸 머리에 쓰고 전원을 켠 뒤 FreeTrack을 실행하면 고개를 돌려서 시선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20141125_002158.jpg
▲ 자작 TrackIR Head Gear

자작에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거라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너무 정밀해서 멀미가 오는 바람에 민감도를 낮추고 플레이 해야 했습니다.


So far... and next?

그렇게 해서 비행 시뮬을 하는 데 필요한 필수 장비는 모두 갖췄고, 700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은 전부 컬러 인쇄해서 파일에 철해두었습니다.

다음 사진은 현재 홈칵핏 상황입니다.

20141101_004609.jpg

27인치 모니터가 두 개이고 시뮬에는 전면에 있는 하나만 사용하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설정 등을 바로 바꿀 수 있어 편리합니다. 홈칵핏이라고 했지만 사실 여긴 My home이 아니라 학교 기숙사입니다. [...]


이렇게 장비들을 갖추고 트레이닝 미션들을 하나씩 깨 나가는데, 처음에는 별 불편함이 없었지만 점점 복잡도가 올라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사용하는 기능들이 점차 누적되면서 스로틀과 스틱에 있는 스위치들이 부족해지기 시작한것이죠.. 흐;;

비행 트레이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공대공, 공대지 미션에 돌입하면서 MFD(Multi Function Display)라는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MFD는 조종석 정면 아래쪽에 있는 두 개의 모니터인데, 여러 가지 정보들을 표시하고 특히 레이더와 많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MFD 화면은 TrackIR을 이용해 시점을 돌리면 바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MFD 주변에 달린 버튼들입니다. 이 버튼들을 이용해 레이더 모드 전환 등을 하는데, 이 때마다 키보드의 단축키를 누르거나 시점을 전환한 뒤 마우스로 클릭해야만 합니다.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 하고 다시 구글링을 하던 중, 이런걸 발견했습니다. [...]

Thrustmaster MFD.jpg
▲ Thrustmaster MFD

실제 F-16의 MFD를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사진에서 보듯이 뭔가 허전합니다. 화면이 없죠. '이왕 있을거면 화면까지 같이 있어야지 왜 만들다 만거지?' 하고 그냥 닫았는데, 며칠 뒤 우연히 이걸 모니터에 붙여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한둘이 아니라, 이걸 구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모니터에 붙여서 사용하려면 정면에 있는 주모니터에 붙이는것은 별로 의미가 없으므로 다른 모니터에 붙여서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행중인 게임에서 MFD 화면을 추출해서 보조 모니터에 표시해야 합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 하고 찾아봤더니 정말 있더라구요...

https://www.assembla.com/code/lightningstools/subversion/nodes

여기에는 MFD 이미지 추출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HUD나 다른 게이지는 물론 여러 기기의 상태들까지 추출해내는 프로그램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추출 프로그램을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커스터마이징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FreeTrack이나, MFDExtractor나 전부 양덕들의 작품입니다. 역시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가 봅니다.. =.=

'대체 양덕들이 왜?' 라는 의문이 든다면, 직접 방문해 보세요.ㄷㄷ -> http://www.viperpits.org

물론 저는 저정도까지는 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라지 않고, 버튼이 너무 많은 MFD만 좀 어떻게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MFDExtractor까지 발견하고 저 Thrustmaster MFD(정확히 말하면 MFD 배젤)을 구입할까 망설였는데, 결국 오늘 지르고 말았습니다. [...]

이왕 구입할거면 뒤에 LCD패널을 달아서 독립적으로 동작하게 만들자는 생각에 여러 차례 다시 생각했는데, 그런건 나중에 하더라도 집에서 놀고 있는 작은 모니터가 여러개 있으니 그 중 가장 비실한거 하나에 붙여서 일단 쫌 MFD 조작하기 편하게 만들자는 생각에 결국 구매버튼을 클릭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결제버튼을 클릭하며 한 생각: 인생 뭐 있나? 하고 싶은거 하면서 즐겁게 살아야지^-^

(그 다음은...??)


서비스 선택
이용중인 SNS 버튼을 클릭하여 로그인 해주세요.
SNS 계정을 통해 로그인하면 회원가입 없이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댓글
?
Powered by SocialXE

  1. 27
    Nov 2014
    20:58

    [비행 시뮬레이션] TrackIR Head Gear 제작과 FreeTrack(프리트랙) 연동

    TrackIR은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에 나타난 적외선 광원을 추적해서 광원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화면에 나타난 시점을 이동해 주는 장치이며, 비행 시뮬레이션과 같이 자유로운 시선의 이동이 중요한 게임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입니다. 비행 시뮬레이션 중에서...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6038 file
    Read More
  2. 25
    Nov 2014
    03:24

    [비행 시뮬레이션] Falcon 4.0 Allied Force 입문기

    제가 비행시뮬레이션을 하고싶다고 생각한건 아주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 동안 특유의 절제력을 발휘해서 미루고 미뤄 왔었습니다. 학부생이라 딱히 바쁜.. 것은 아니지만, 제 성향이 무엇인가 하나에 푹 빠지면 끝까지 뽄때(?)를 보는 성격이라 참아야만 했...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0872 file
    Read More
  3. 13
    Jul 2013
    01:15

    이리고등학교 전경

    목천동 벚꽃길에 다녀오는 길에 잠깐 들른 이리고등학교- 지난 겨울 시작했던 건물 증축공사가 마무리되어 학교 건물이 새로 지은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많이 삐까번쩍해져 있었다. 내가 다닐때에 비하면 시설이 정말 좋아진 것이다. 내가 졸업하고나...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3014 file
    Read More
  4. 05
    Jul 2013
    00:10

    컴딜 CD-206S LP 랙마운트 핫스왑 패널 제작

    핫스왑이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한 하드랙을 제대로 된 핫스왑 베이로 만들기 위해 직접 제작하기로 작정하고 약 5일간에 걸친 삽질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설계는 정확한 치수의 측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상태에서 커넥터들과 볼...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6968 file
    Read More
  5. 04
    Jul 2013
    22:38

    컴딜 CD-206S LP 랙마운트 조립

    TUWLAB 서버는 사실 서버용 PC가 아니고, 서울에서 학업 목적으로 조립한 2008년식 데스크탑 컴퓨터이다. 윈도를 설치해서 데스크탑으로 쭉 사용해 오다가 군휴학과 함께 익산으로 나와 함께 내려왔다. 그리고 그 후로 한동안 휴가때마다 6주 간격으로 켜지는 ...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6786 file
    Read More
  6. 17
    Jun 2013
    00:16

    TUWLAB.com 서버 복구 - 그리고 수많은 인터럽트

    잘 돌아가던 서버가 갑자기 이상행각을 보이기 시작한건 지난 4월 초순경이었다. 돌연 홈페이지 접속이 되지 않아 서버 상태를 점검하려고 모니터를 켰지만 아무 화면도 나타나지 않았다. [..] 강제 재부팅 후 화면이 뜨긴 했는데 상태를 보니, ① 다운클럭을 ...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4809 file
    Read More
  7. 23
    Mar 2013
    18:10

    [기획] 공군 최전방 : 항공기 무기정비 (41610)

    공군 최전방?이 포스트의 제목을 클릭하고 들어온 사람들은 아마 '공군 최전방'이라는 말에 갸우뚱 했을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공군 부대는 육군과 달리 휴전선 인근에 가까이 위치하지 않는다. 대부분 후방지역 대도시 인근 공항에 붙어 있는 경...
    Category일반 ByTUW Reply3 Views20053 file
    Read More
  8. 23
    Mar 2013
    18:03

    [기획] 미군과 함께 생활하는 38전대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군 의무 복무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면제나 공익과 같은 대체 복무를 제외하면 가장 좋은 테크는 단언 '카투사'입니다. 까다로은 지원 조건 없이 공인 영어 성적만 보고 무작위로 뽑기 때문에 군 복무를 고민하는 미필이라면 다...
    Category일반 ByTUW Reply0 Views1600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