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산 수련원 가는 길
캠프 출발 하루 전인 2012년 12월 28일. 캠프를 신청한 지 한 달 정도 지났고, 이젠 지난 멘탈 붕괴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나의 상태가 좋아졌다. 캠프를 신청할 당시의 초심은 거의 사라졌고, 수련보다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일주일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거라는 생각에 오히려 더 들떠 있었다.
▲ 캠프 하루 전 짐을 챙기며.
캠프 출발 당일. 평소보다 아주 일찍 일어나서 집결지로 향했다. 버스에 탑승하는데, 다들 초면이라 그런지 창문쪽 자리만 차지한 채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모두들 피곤해서 그런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다들 하나같이 말은 하지 않지만 마음 한 쪽 깊은 곳에 말 못할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어 보였다. 멘탈이 철저하게 파괴 됬던 나처럼 말이다..
'그래. 다들 뭔가 힐링이 필요함을 느끼고 이 버스에 올랐겠지.'
나는 버스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창가쪽에 앉은 사람도 버스에 있던 내내 말이 없었다. 피곤해서 자고 있었고 간혹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같은 방을 쓰게 되고, 심지어 나와 이름까지 같은 동명이인 승준이형인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 논산 수련원
논산 마음수련원 본원은 말 그대로 평화와 고요 그 자체였다. 마치 작은 마을처럼 내부에 매점, 분식점, 건강식품점, 커피하우스 등의 편의 시설이 있었고, 심지어 휴대폰 대리점도 있었다. (헐!) 장기간 수련원에서 생활하면서 가급적이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꾸며놓은 듯 했다.
▲ 흔한 수련원 주변 풍경
▲ 수련원 계단 앞에서 우리를 맞이해주던 눈사람
▲ 식당과 부대 시설
▒ 수련 준비
배정된 호실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간단한 준비를 했다. 각종 서류 작성부터 필요 물품 배분까지. 미리 알고 있던 사항이었지만, 수련에 방해가 된다는 취지에서 휴대폰도 모두 수거해서 따로 보관을 맡겼다. 나는 이런 조치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다들 폰만 들여다보면서 카톡, 페북하고 있었지만, 휴대폰을 모두 수거한 뒤에는 이제 서로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도 손에 폰이 들려 있지 않은 것이 어색해서 괜히 처음에는 목에 건 이름표만 만지작거렸지만, 이내 적응을 하고 같은 호실 사람들 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 끝나고 다시 되돌아보니, 휴대폰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다들 친해지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수련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